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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재차 물었고 우선 감정보다는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아무리 이야기하려고 해도 일어난 일은 머릿속에서 영상과 소리로 맴돌 뿐 입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상급자는 결국 이 일에 관련된 다른 사람들을 불러왔는데 여기 부터가 웃긴 부분입니다. 여전히 말은 안 나오는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디렉터를 보니 말할 수 없는 상태는 둘째 치고 갑자기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렇습니다다그렇습니다. 회사에서 울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난 이후 한동안은 이 방에 있던 사람들 외에는 이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상담의에게도 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 결국 다음 해에 회사를 그만 두고 나서 쉬는 동안 이전에 함께 일했던 다른 분들을 찾아 다니며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문득 이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몇 달이 지난 다음에야 이전 팀원들과 술을 마시며 이 날 일어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마음이 좀 풀렸고 더이상 이 날의 쪽팔림에 빠져 있지 않게 됩니다. 어쩌면 오늘의 이 이야기를 통해 이 이야기가 구글에 영원히 박제될 겁니다. 내 가장 쪽팔린 경험을 사람들에게 까발리는 행동을 통해 마치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떠나 보내는 것처럼 이 기억과 생각을 떠나 보내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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