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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으면 다음 행동을 하기 전에 좀 더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한 다음 움직였을 것 같은데 어찌 된 일인지 이 날은 방을 나가자 마자 첫 번째 상급자를 붙잡아 회의실에 들어가 상황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다음 상급자에게 이야기해 보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지만요. 여전히 평소 같았으면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갔을텐데 갔을 테고 밥 먹으면 감정이 좀 풀렸을 텐데 이 날에 내 행동은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말이 끝나고 회의실 밖에 나가자 마자 그 다음 상급자를 바로 붙잡고 회의실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 상황을 처음부터 조리있게 조리 있게 이야기해야 하는 순간이 오자 갑자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방금 회의실에서 겪은 일을 설명하기는 했지만 나는 내 감정을 설명할 수 있었을 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도무지 설명할 수가 없었는데 그냥 입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상급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재차 물었고 우선 감정보다는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아무리 이야기하려고 해도 일어난 일은 머릿속에서 영상과 소리로 맴돌 뿐 입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상급자는 결국 이 일에 관련된 다른 사람들을 불러왔는데 여기부터가 여기 부터가 웃긴 부분입니다. 여전히 말은 안 나오는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디렉터를 보니 말할 수 없는 상태는 둘째 치고 갑자기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렇습니다다. 회사에서 울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난 이후 한동안은 이 방에 있던 사람들 외에는 이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상담의에게도 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 결국 다음 해에 회사를 그만 두고 나서 쉬는 동안 이전에 함께 일했던 다른 분들을 찾아 다니며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문득 이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몇 달이 지난 다음에야 이전 팀원들과 술을 마시며 이 날 일어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마음이 좀 풀렸고 더이상 이 날의 쪽팔림에 빠져 있지 않게 됩니다. 어쩌면 오늘의 이 이야기를 통해 이 이야기가 구글에 영원히 박제될 겁니다. 내 가장 쪽팔린 경험을 사람들에게 까발리는 행돋을 행동을 통해 마치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떠나 보내는 것처럼 이 기억과 생각을 떠나 보내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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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초중반에도 시장의 일부가 전통적인 게임과는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상승장 동안에는 온갖 사기가 난무하는 어처구니 없는 세계였지만 그 안에서도 맨 앞에서 성공을 이끌어낸 사례들이 있었고 지금은 하락장 속에서 사기와 사기가 아닌 것을 구분할 만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붙인 소위 크립토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몇몇 마스토돈 인스턴스에서는 가상화폐, NFT, 블록체인에 관련된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기도 하고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올바르지 않게 대해 신망을 잃어버린 점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이 곳이 세상이 변하는 장소의 변두리 어디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022년 초에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결과는 아직

이전 프로젝트는 여전히 개발 중이고 이전에 비해 대단히 개선되었을 뿐 아니라 이제 새로운 분들이 많이 참여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를 맞이하며 떠난 프로젝트가 이제 오랜 개발 기간 끝에 공개되는 모습을 보며 이전 프로젝트 역시 이런 멋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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