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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년 전에 ‘디아블로 이모탈 재화구조’를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정보를 얻기에 좋은 다이어그램은 아니지만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를 성장시키는데 여러 가지 컨텐츠, 컨텐으로부터 컨텐츠로부터 얻은 서로 다른 재화와 이 재화를 사용하는 서로 다른 메커닉, 각각의 메커닉에 따라 성장하는 서로 다른 부분이 넓게 펼쳐져 있음을 파악할 수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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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파악한 유저들이 이 퀘스트를 클리어 하지 않은 계정을 만들어 그 자리에 세워 두고 몬스터가 아주 빨리 리스폰 되는 상황을 이용해 한 자리에 서서 광역 공격으로 경험치와 보상을 먹기 시작합니다. 당시에는 막타를 친 사람이 경험치 대부분을 가져가는 소위 ‘스틸’에 민감하던 시대여서 이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전투에 조금이라도 참여한 모든 플레이어들 모두에게 플레이어들에게 경험치를 충분히 잘 나눠주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모두 합쳐져 마을 안의 저 좁아 터진 실내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광역 스킬이 사용될 때마다 경험치를 먹고 있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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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식 MMO 장르는 게임 하나로 부르기에는 억울할 정도로 여러 메커닉과 여러 게임이 모여 있습니다. 다른 장르라면 독립된 게임으로 출시할 만한 분량의 컨텐츠와 메커닉이 그저 주말마다 열리는 전장이나 이벤트 던전 같은 것으로 포장되어 출시됩니다. 이들은 각각의 게임모드에 맞는 개발환경을 통해 개발되는 대신 MMO 게임을 만들던 시스템과 개발환경에 의존해 만들어야 해서 개발 비용이 더 높고 이에 비해 게임 각각이 훌륭하지 않기도 합니다. 가령 그냥 레이싱 장르를 개발할 때와 MMO 환경에서 동작하는 레이싱 장르를 만드는 일은 완전히 다름다릅니다. 결과는 비슷할 수 있지만 후자가 훨씬 더 이상한 제약 속에서 개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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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게임에 수많은 재화를 사용하는 이유는 한 곳에 생긴 문제가 게임 경제 전체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백화점식 게임에서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컨텐츠의 플레이를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게임이 재미에 의해 동작하는 대신 보상에 의해 동작한다는 말을 보면 무척 불편한 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높은 제작비, 긴 제작 기간으로 인해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되는 상황이 만들어낸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을 구성하는 수많은 재화와 함께 플레이 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보조 장치들이 필요한데 이런 이야기는 나중에 해 보겠습니다. (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