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 비추천

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 비추천

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는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메인 마우스입니다. 키보드와 비슷하게 모든 곳에서 같은 입력 장치를 사용하기 위해, 또 문제가 생길 때 바로 교체해서 사용하기 위해 여러 개를 구입해 놓고 있습니다. 다른 흔한 마우스를 사용 하자니 손목이 좀 불안했습니다. 그렇다고 본격적인 버티컬 마우스로 넘어가자니 게임 같은 마우스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상황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 상황만을 위한 다른 마우스를 병용하는 것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어떤 마우스 분류를 보면 이 마우스를 버티컬 마우스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닙니다. 오른손 손목을 바깥쪽으로 조금 더 돌려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인데 버티컬 마우스보다는 인체공학 마우스 정도로 분류하는 편이 어울립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우스를 고집하는 이유는 윈도우 돋보기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 입니다. 시력 문제로 윈도우 내장 돋보기 기능을 사용하는데 지금은 윈도우에 돋보기 앱이 통합된 것 같지만 약 20여년 전에는 돋보기 앱이 윈도우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리포인트 드라이버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마우스에 숏컷 키를 설정하면 돋보기를 바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윈도우 기본 돋보기는 화면 상단에 고정된 확대 영역을 표시하는 방식이었는데 제 기준에서는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포인터가 가리키는 위치와 확대된 위쪽 영역을 번갈아가며 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시력이 낮으면 화면을 더 가까이에서 보게 되는데 이 때 화면 두 곳을 함께 바라보는 요구사항은 사용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듭니다.

인텔리포인트 드라이버에 포함된 돋보기는 현대 윈도우에 내장된 돋보기 앱의 ‘렌즈’ 형태로 마우스 포인트 위치 주변 영역을 확대해 줍니다. 확대된 영역(렌즈)이 포인터를 따라다녀 화면 한 곳만 보면 돼 훨씬 편리합니다. 이 기능은 아주 오랫동안 인텔리포인트 드라이버에만 포함되어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 마우스에만 숏컷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마우스로 키매핑을 해서 같은 버튼을 눌러도 동작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마이크로소프트 마우스만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돋보기가 윈도우에 포함된 현대에는 이러지 않아도 되지만 관성 때문에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 마우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는 기본적으로 손목을 더 자연스러운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버티컬 마우스만큼은 아니겠지만 손목의 긴장을 완화해 장시간 작업을 버틸 수 있게 하고 또 같은 마우스로 게임 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엄지손가락 자리에 있는 숏컷 버튼에 돋보기를 매핑하면 낮은 시력에도 작업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마우스는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반복되는 하드웨어 문제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돋보기를 매핑해서 사용하던 엄지손가락 자리 버튼이 한 반년 쯤 사용하면 안으로 들어가 다시 튀어나오지 않았습니다. 버튼이 노출되어 있는 형태라면 꼬챙이 같은 걸로 끄집어내면 될 것 같았는데 마우스 구조가 고무로 리 버튼을 완전히 감싼 형태여서 이 고무 껍데기를 파괴하지 않는 한 내부에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이 문제로 서비스를 요청하면서 같은 마우스를 여러 개 구입해 놓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제는 거의 5년쯤 반복됐는데 그 이후 새로 구입한 같은 마우스나 교환 받은 마우스는 더 이상 숏컷 버튼이 안에 박혀 튀어나오지 않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하드웨어 리비전에서는 클릭 내구성이 약해졌습니다. 한 1년쯤 사용하면 왼쪽 클릭이 가끔 안 먹거나 두 번 먹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현상은 이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잊은 상태에서 일어나 작업 흐름을 끊기게 만들거나 같은 버튼을 두 번 누르는 식의 오 조작을 일으켰습니다. 문제가 항상 일어난다면 깨끗하게 교체 신청을 하면 되는데 잊어버릴 만 하면 한 번 씩 문제가 일어나 서비스를 요청하기도 애매했습니다. 그렇게 참고 사용하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면 서비스 요청을 했는데 이 문제는 지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 사후 서비스가 훌륭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몇 년에 걸쳐 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 서비스에는 나쁜 기억만 있는데 이 마우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하던 서피스 프로는 배터리가 부풀어 올라 케이스를 뚫고 나왔지만 서비스를 거절 당해 그냥 버렸습니다. 초기에 마우스의 숏컷 버튼이 튀어나오지 않던 시대에는 그나마 서비스를 신청하면 군 소리 없이 바꿔 주기라도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클릭이 잘 안 먹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보니 여러 모로 귀찮게 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구매 영수증을 통해 만 3년이 경과하지 않았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도대체 이 마우스를 어느 온라인 매장을 통해 구입했는지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요. 모든 웹사이트를 뒤져 모든 마우스 구입 기록을 찾아내 그 기록 중 하나를 제시해야 했습니다. 다음은 나름의 트러블 슈팅을 시도하는데 마우스가 기계적으로 오동작 하는 문제이고 또 반복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블루투스를 껐다 켜보라느니 USB포트의 리시버를 뺐다 끼워보라는 등 어처구니 없는 안내를 늘어 놓으며 시간을 낭비하게 만듭니다. 같은 마우스를 열 개 가까이 가지고 있고 그 중 절반 이상이 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매뉴얼 대로 따라야 했습니다. 빡치지만 납득 못 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몇 개를 교환했는데 한 번은 내가 보낸 마우스를 테스트 해보니 그 때는 클릭이 됐던 모양입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 내가 보낸 그대로 마우스를 반송했는데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몇 번은 클릭이 되니 그걸 그대로 보낸 모양인데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보낸 그대로 집 밖에 팽개쳐 두고 똑같이 서비스 요청을 해 똑같이 수거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 때 마이크로소프트 마우스는 슬슬 놓아줄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강하게 했습니다. 최근 회사에서 사용하는 같은 마우스가 또 똑같이 클릭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여분 마우스가 여러 개 있으니 그냥 하나 가져가서 쓰고 교체 신청하면 되지만 이전의 나쁜 교체 경험을 생각하니 벌써 기분이 나빠집니다. 어차피 이제 돋보기 앱이 윈도우에 통합된 마당에 마이크로소프트 마우스는 놓아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