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맵을 보며 드는 감정

로드맵을 보며 드는 감정

다른 회사에서도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전에 참여했던 몇몇 프로젝트에서는 프로젝트 초반에 ‘비전 피티’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경영진을 대상으로는 일단 뭔가를 추진하는데 동의를 얻어 팀을 꾸리는데 돈을 사용하기 시작하지만 팀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설명할 만큼 예쁘게 정리된 계획을 가지고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그래서 초기 팀을 빌드하고 동시에 회사와 경영진을 설득할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며 이제부터 경영진, 우리들 스스로, 그리고 앞으로 참여할 새로운 스탭들께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을 설명할 자료를 만들곤 했는데 이걸 ‘비전 피티’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사실 이 때 우리는 아직 빌드 된지 얼마 안 된 팀이고 또 아직 팀 빌드가 온전히 마무리 되지도 않아 일정의 상당 부분은 이력서 검토와 인터뷰, 그리고 네트워크를 동원해 적당한 인력을 구인하는데 보내고 있는 마당이어서 우리들이 함께 일할 때 어느 정도 퍼포먼스가 나올 지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종종 프로젝트 시작부터 마일스톤 목표를 정해 이를 달성하려는 시도를 할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도를 말리는 입장입니다.

아직 처음 모인 우리들이 낼 수 있는 퍼포먼스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함부로 목표를 설정하면 자칫 ‘실패하는 연습’을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목표를 좀 물렁하게 설정하고 우리들이 서로 정도로 일할 수 있는지 측정하기 위한 마일스톤을 수립할 것을 요청하곤 합니다. 실은 다들 이 바닥에서 한동안 구른 사람들이어서 퍼포먼스를 예측할 수 없지는 않지만 항상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일어나 이 사건을 마무리하는데 팀의 자원을 꽤 집중해야 하기도 해서 처음에 함부로 단단한 목표를 수립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