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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기계를 뜯으려면 나사를 풀고 잘 물려있는 플라스틱 걸쇠를 조심스럽게 밀어내기만 하면 됐습니다. 하다못해 저 악명높은 맥북조차도 나사를 풀어내기만 하면 내부에 접근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온갖 기계들은 내부에 그렇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모양으로 바뀌었습니다. 접착제로 마감한 덕분에 기계를 뜯으려면 열을 가한 다음 석션컵으로 들어올리거나 기계 가장자리를 망가뜨릴 각오를 하고 마감된 틈사이로 가는 플라스틱 쪼가리를 밀어넣어 비집어 내야 합니다. 하지만 굳이 기계 내부를 뜯을 필요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내가 기계 내부의 뭔가를 바꿀 수 있는 구조는 점점 사라졌고 힘들게 내부에 접근한 다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점점 더 잘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번에 서피스 프로 배터리가 부풀어올랐을 때 배터리를 사다가 내가 어떻게든 해볼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사설수리업체를 검색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더 어처구니없고 짜증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몇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저는 태블릿과 원노트에 필기하면서 일합니다. 하루에 10페이지 전후의 메모가 생깁니다. 이 메모를 지탱하는데는 서피스 프로 뿐 아니라 작년에 구입한 갤럭시탭을 함께 사용하고 있고 집에서는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해 필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서피스 프로는 배터리를 교체했고 아이패드 프로는 최근에 구입했으니 아직까지는 멀쩡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즉 이번에는 갤럭시탭에 문제가 생길 차례라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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