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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둘러보니 디아블로 이모탈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론 꽤 흥미롭게 플레이했습니다. 최소한의 돈을 지불하고 폰에서도 돌아가는 디아블로를 플레이 하는 것은 이전에 다른 디아블로를 플레이하는 경험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특히 잠깐 시간을 내서 균열 한 바퀴 도는 플레이는 폰에서 돌아가지 않는 디아블로로는 생각하기 어려운 플레이였습니다. 폰에서 돌아가는 이 게임이 내가 기억하는 그 디아블로의 플레이를 보여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평가는 이 게임이 욕을 먹는 바로 그 부분을 포함해서 이거야말로 동서양 게임 역사의 집대성이라는 것입니다. 블리자드 혼자서 또는 넷이즈 혼자서는 절대 이 게임을 만들 수 없었을 겁니다.

자. 그건 그렇고 지난번에 문득 판교에 온갖 팀에서 이미 디아블로 이모탈을 분석하고 있을 거란 소리를 했었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다른 회사에서 만든 게임들도 비슷한 분석 과정을 가치지만 그건 회사에서 진행한 거라 함부로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다들 비슷한 처지일 거라 똑같은 일을 서로 다른 회사에서 각자 하고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마침 회사 프로젝트와 큰 상관도 없어 보이고 또 심심한 토요일 오후에 집에서 그려 본 거니까 회사에서 그린 것 보다 좀 후지긴 하지만 공유해 봅니다. 드로잉이 잘 정리되지 않고 좀 후진 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draw.io 뿐이어서 그렇습니다.

사실 이전 프로젝트에서도 워낙 익숙하게 접해오던 거라 이모탈을 플레이 하면서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막상 그려 놓고 보니 태고 균열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태고 균열은 전설 장비와 룬 등의 획득처인데 그냥 프레이할 수도 있지만 문장을 3개까지 지불한 다음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문장은 유료상점의 서비스 카테고리에서 구입할 수 있는 ‘풍요의 은총’을 구입하거나 ‘일일 최초 처치 이벤트’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전설 문장은 동일하게 ‘풍요의 은총’을 통해 얻을 수 있고요. 태고 균열에 ‘전설 문장’을 사용하면 귀속 보석 한 개가 보장됩니다.

그런데 유료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영원의 전설 문장’을 사용하면 똑같은 태고 균열 플레이로부터 귀속이 아닌 전설 문장 한 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설 문장과 영원의 전설 문장은 의도적으로 똑같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반 문장과 전설 문장 까지는 인게임 플레이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을 꾸준히 플레이 하면서 고문서로부터 받은 칼자루 주화를 사용해 칼자루 주화 상인으로부터 구입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시장에 올릴 수 있는 보석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보석을 시장에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료 상점에서 영원의 전설 문장을 구입해 사용해야만 합니다.

이 방법은 표면적으로는 무료 플레이어와 유료 플레이어 사이에 차이를 두지 않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잉여 자원이 플레이어들 사이를 오갈 수 없도록 한 장치를 건너뛸 수 있도록 해 놓고 여기에 과금하는 구조입니다. 똑같은 구조를 좀 멋 없게 만들면 균열을 돌아 얻은 보석을 시장에 등록하려고 할 때 ‘등록하려면 영원의 보주를 사용해야 합니다. 지금 구입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어야 하겠지만 이건 플레이어의 행동을 방해해 경험을 나쁘게 만듭니다. ‘영원의 전설 문장’ 방식이 훨씬 더 우아합니다. 이후 유료 결제 구조를 설계할 때 참고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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