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end of metadata
Go to start of metadata

You are viewing an old version of this page. View the current version.

Compare with Current View Page History

« Previous Version 31 Next »

게임의 모든 기능이 게임의 가장 큰 목표에 부합할 필요는 없어요

시간을 뒤로 돌려 처음 게임의 큰 부분을 시작부터 끝까지 기획해야 했을 때로 돌아가 봅시다. 그 전까지는 주로 기능의 시작과 끝이 서로 아주 가까운 항목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이미 완성되어 있지만 완성 이후 게임 곳곳이 바뀌면서 현 시점의 새로운 요구사항을 만족하지 못하는 기능이 현 시점의 요구사항을 만족하도록 하는 소위 ‘개선 기획’을 하기도 하고 또 작은 기능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가령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표시되는 공지사항 팝업의 기능을 설계하거나 인게임 채팅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기도 합니다. [계속]

경험치 곡선을 만들어낼 때 했던 실수

유튜브에서 산수 이야기를 하는 영상에 3차함수 곡선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문득 곡선과 관련된 과거의 에피소드 두 개가 생각났습니다. 둘 다 단순히 에피소드라고 하기에는 고객 뿐만 아니라 개발팀과 운영팀에도 작지 않은 상처를 남겼고 또 다른 에피소드는 팀 내 기대수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서로가 상대의 의도를 전혀 납득하지 못한 결과로 치달았습니다. 오늘은 게임을 만들며 여러 숫자로 구성된 곡선을 잘 못 만들어 문제를 일으킨 두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이로부터 배운 점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계속]

의미 없이 넘어가야 하는 장애물이 있는 이유

최근에 스팀에 출시된 갓오브워를 플레이 하며 크게 호평을 받은 게임이라고 해서 게임의 모든 측면에 심혈을 기울여 만들지는 않았다는데 안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 갓오브워를 플레이 하며 눈에 띈 자잘한 메커닉 이야기를 좌우 대칭 기믹,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사례, NPC가 문을 못 지나갈 상황을 귀엽게 해결한 사례, NPC가 지나가면 닫히는 문 사례, 수평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사례, 레버를 돌리면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사례 등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계속]

슈터 장르에서 마이크로퀘스트를 부여하는 시초는 CTF

개발하다가 일어나는 일을 종종 미래의 눈높이와 현재의 목표,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과 가장 완벽한 상호작용 같은 글을 통해 소개하곤 하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의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해 개발하며 일어나는 일을 공유하는데 더 약한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프로젝트 같으면 당연히 회사 밖에서는 입이 없고 회사 전체에 유일한 입은 PR 부서에 있을 뿐이었으며 개발 관련된 어떤 정보도 실수로라도 공유해서는 안되는 강한 보안 규칙을 적용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흥미롭게도 개발하며 일어나는 사건 사고, 또 우리들의 개발 상황 같은 주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제한에 따라 이야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계속]

메타버스는 왜 망하고 있나요?

아무리 자신이 있어도, 또 아무리 미래를 볼 수 있었더라도 회사 이름까지 바꿀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뉴스를 통해 메타버스에 돈을 냈던 회사들이 아무 것도 달성하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한다는 소식을 접하곤 합니다. 고작 한 두 해 전만 해도 아무 사업에나 메타버스만 붙이면 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해지는 분위기와는 달리 시간이 조금 흐르고 보니 아주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던 대로 메타버스가 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왜 사람들이 이 설명할 수 없는 뭔가에 열광하고 사용하기 시작할지 설명할 수 없는 이상 사업에 돈을 내던 사람들조차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것 같습니다. [계속]

게임 퍼블리셔가 직접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

지나가다가 게임 업계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때 고객들과 직접 의견을 주고 받는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어 생기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지금이라고 커뮤니티를 회사가 직접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읽었습니다. (원래 이 의견을 내신 분의 의견에 따라 글을 직접 링크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커뮤니티를 직접 만든 덕분에 게시판 너머에 있는 사람이 회사 직원이라는 점이 확실해지자 고객들은 이전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때로는 공격적으로 요구사항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과 가장 완벽한 상호작용

전에 미래의 눈높이와 현재의 목표에서 지금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이야기를 했는데요, 생각 난 김에 이번에는 개발을 하며 겪은 적이 있는 상호작용 개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게임에서 상호작용을 개발하는 방법은 전에 인터랙션 오브젝트 설계 (1), 인터랙션 오브젝트 설계 (2), 인터랙션 오브젝트 설계 (3)을 통해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 때는 멀티플레이어 론라인 게임에 흔히 사용하는 단순한 형태의 상호작용 가능한 대상을 만들어 관리하는 방법을 설명했는데 아직 우리는 게임에 이런 대상을 집어 넣을 단계는 아닙니다. [계속]

미래의 눈높이와 현재의 목표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머지 않아 첫 번째 비공개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프로젝트였다면 훨씬 더 많이 개발한 상태에서 비공개 테스트를 했겠지만 지금 개발하는 게임 분야에서는 훨씬 더 이른 시점에 비공개 테스트를 해 잠재적인 고객들과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또 앞으로 개발을 계속해 나가는 동안 의견을 주고 받으며 고객의 의사를 더 잘 반영한 결과를 만들려는 목표가 있습니다. 또한 이 분야에는 널리 알려진 대로 소위 스캠으로 알려진 가짜 프로젝트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우리들이 가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만들고 있는 상태를 그대로 보여줄 필요도 있습니다. [계속]

좌우 대칭 기믹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같거나 거의 같은 메커닉이 대칭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문 하나를 여는 스위치가 문 양쪽에 하나 씩 놓여 있거나 스위치 두 개가 동시에 켜져 있어야 문이 열리거나 다음으로 진행하기 위해 양쪽에 있는 발판에 올라가 있어야 하는 식입니다. 대칭으로 설계된 메커닉은 레벨디자인 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두 번째 스위치를 찾기 위해 방 안을 조금 더 둘러보도록 만들기 위해, 또 멀티플레이 환경에서 둘 이상의 플레이어가 각자 적절한 동작을 하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퍼즐 요소로써 사용됩니다. [계속]

오방가 넥스트봇

한동안 구현 비용이 낮고 1인칭 게임에 잘 어울리며 유저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게임 규칙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1인칭 게임은 특히 전 세계의 온갖 사람들이 연구해 별의 별 희한한 게임 규칙이 많지만 그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개리모드의 넥스트못 붕 하나인 셀레네 델가도 또는 오붕가입니다. 게임 모드라고 부르기에는 내비게이션이 있는 아무 레벨에나 스폰 시켜 놀 수 있지만 이 넥스트봇의 존재 자체가 플레이 스타일을 강제하기 때문에 게임 모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게임 모드를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이 영상을 봤기 때문입니다. (주의: 무서울 수 있음!) [계속]

어떤 정보를 서버에 기록해야 할지 어떻게 결정할까

소위 게임디자이너로 분류되는 직군의 사람들은 당연히 엔지니어 직군에 비해 기술적인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게임디자이너들이 엔지니어 직군에 비해 가지는 강점은 의도를 스스로 정의하고 그 의도를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강점이나 특징이라기 보다는 게임디자이너의 의무이자 존재 이유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팀에서 주니어 디자이너들은 종종 스스로 의도를 만들어낼 만한 상황에 놓이지 않기 때문에 요구사항을 정의하더라도 요구사항의 목적과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개발을 진행 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계속]

게임에서 물체와 상호작용 하는 세 가지 방법

게임에서 물체와 상호작용 하는 장면을 만들 때 대략 세 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상호작용은 게임 상에서 플레이어가 게임 월드에 배치된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미리 약속된 행동을 상황을 말합니다. 가령 플레이어가 문을 조작해 문을 열거나 나무에 열린 과실을 따거나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줍거나 NPC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상황들을 모두 상호작용 한다고 표현합니다. 또 지나가는 자동차를 세우거나 그 자동차 문을 열거나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주먹을 날린 다음 그 사람을 끌어내린 다음 그 차에 올라 타는 행동도 모두 자동차와 상호작용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마스토돈에서 두 가지 방법을 간단히 설명했는데 여기에 하나를 추가해 모두 세 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상황에 따라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 지도 함께 고민해 볼 작정입니다. [계속]

이마트 앱은 꽤 괜찮을지도 몰라요

지난번 혹시 이 앱 게임 아닐까?에서 이마트 24 앱이 혹시 게임일지도 모른다는 관점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게임이 아니라면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만약 게임으로 정의한다면 게임 업계가 받고 있는 규제를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인게임에서 받은 보상을 오프라인에서 사용해서는 안되고 또 모바일 게임이 받는 자율심의의 규제를 해야 합니다. 한편 게임이 아니라면 경품 관련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얻은 보상을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다면 이 앱처럼 생긴 게임이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규제를 받지 않아야 하지 않는지 의문이 생기기는 하지만 이건 법률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이야기해 봐야 의미는 없습니다. [계속]

요구사항 자체에 매몰되지 않기

어느 날 게임에 탈것을 넣고 싶어졌습니다. 이전에 여러 MMO 게임에 탈것을 넣던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중세 배경 게임에서는 흔히 동물을 불러서 탈 수 있습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한 주인공은 가난한 나머지 탈것이 없어 걸어 다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말을 사고 말을 성장 시키고 다른 더 좋은 말을 사기를 반복해서 멀리서 봐도 눈에 확 띄는 강력하고 멋진 탈것을 소유하게 됩니다.

탈것은 주로 수집 대상입니다. 실제 세계에서는 탈것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실제 세계에서 자동차를 구입했다면 일단 자동차 자체가 비쌀 뿐 아니라 연료, 보험, 자동차 자체의 유지관리, 세금, 주차비 등등을 지불해야 합니다. 반면 가상 세계에서 탈것은 이런 비용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탈것을 한번 구입하면 세계 어디에 있든 탈것을 순식간에 부를 수 있고 따로 유지보수 할 필요가 없으며 연료를 채울 필요도 없고 또 보험료나 주차비를 지불할 필요도 없습니다. [계속]

풀소유와 분할소유 사이의 감정

현실 세계에서 물건을 소유하는 개념을 생각해봅시다. 지금 제 전 재산 뿐만 아니라 미래의 수입 일부까지 저당 잡는 신용카드라는 마법의 도구를 사용해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어깨를 당당히 편 다음 외향인들이 판치는 애플스토어에 걸어 들어가 아이폰을 구매할 작정입니다. 미래의 수입을 저당 잡은 할부거래계약을 마친 다음 아이폰의 소유권을 넘겨 받아 상자를 열고 기계를 꺼내 전원을 켭니다.

어쩌면 처음 등록할 때 나오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기나긴 약관에는 제 손에 든 아이폰의 모든 부분이 온전한 제 소유가 아니며 내가 아이폰에 기록한 모든 정보 역시 온전히 제 소유가 아니라는데 동의해야만 기계를 사용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표면적으로 할부거래계약이 성사된 이상 이 기계는 저 한 명의 소유입니다. 내가 아이폰을 소유하고 있다는 말의 의미는 이제 제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폰을 떨어뜨려 박살을 내더라도 온전히 제 스스로 책임을 지며 반대로 아이폰을 활용한 부가가치 역시 적어도 부가가치가 생성된 그 순간만큼은 가치가 온전히 제 소유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계속]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사례

지난번에 '레버를 돌리면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사례'를 소개하면서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의 특징에는 자동으로 움직이는가와 버튼을 눌러야 움직이는가,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플레이어를 움직일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때 소개한 사례는 레버를 돌려야 움직이기 시작하는 엘리베이터였는데 이 엘리베이터는 동시에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동안 조작할 수 없었습니다.

한 게임에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여러 장면이 나오더라도 모두 같은 메커닉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필요에 따라 다른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기도 하고 게임을 긴 기간에 걸쳐 개발한다면 처음 개발한 엘리베이터와 나중에 개발한 엘리베이터가 서로 다른 메커닉을 사용하게 됐는데 처음 개발한 부분을 고치자니 비용이 높아 그대로 두기도 합니다. [계속]

NPC가 문을 못 지나갈 상황을 귀엽게 해결한 사례

지난번 ‘NPC가 지나가면 닫히는 문 사례’를 소개하면서 고약한 문 문제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게임에 일상적으로 등장하는 문이 사실은 그걸 만드는 사람들을 심각하게 괴롭힌다는 내용인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문을 거슬리지 않게 처리하는 방법들이 고안됐습니다. 그럴듯한 문을 만들기에 이전만큼 어렵고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싱글플레이에서 문과 멀티플레이에서 문은 또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서양에서 싱글플레이 환경에서 동작하는 문을 발달시켰다면 동양에서는 멀티플레이 환경에서 동작하는 문을 발달시켰는데 특히 던전 안에서 몬스터가 문의 여닫힘에 따라 달리 행동해야 했기 때문에 동양의 문은 문과 그 문에 의해 다른 행동을 해야 하는 몬스터 제어와 함께 발달했습니다.

갓오브워는 플레이 하면 할수록 이런 게임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개발한 경험 있는 제작사가 개발했다고 하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이 눈에 띄는데 그 중 하나가 NPC와 문 문제를 가장 싼 방법으로 해결한 점입니다. 이 게임에서 문은 스테이지를 구분하고 레벨디자인의 완결성을 외부 요소로부터 격리하고 새로운 챕터를 구분하는 등 여러 상황에 사용됩니다. 이는 다른 게임에 문을 도입하는 이유와 다르지 않습니다. [계속]

NPC가 지나가면 닫히는 문 사례

바로 이전에 그래픽에 타협해도 개발기간은 줄어들지 않아요를 쓰면서 ‘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김에 최근 플레이한 갓오브워에서 본 문 문제 사례를 설명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전에 문 문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 이 영상을 보면 됩니다. 겉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실제로 만들려고 보면 항상 빡치게 만드는 문제로 게임 개발자들이 이런 문제로 고통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웃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갓오브워는 방과 방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레벨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널직이 트여 있어 오픈월드처럼 보이는 공간도 실은 그냥 커다란 방입니다. 커다란 방이나 방을 구성하는 당어리를 인식하는 방법은 천재 수학자들이 만들어 낸 미로를 탈출하는 방법들 영상이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방과 방 사이를 구분하는 방법은 문을 통과하는 것입니다. 좌우로 밀어 여는 문과 쓰러진 기둥을 등으로 받쳐 길을 낸 다음 지나가는 것이 있는데 이들은 달라 보이지만 레벨디자인 관점에서는 모양이 다른 문입니다. [계속]

왜 현대 게임에 그렇게 많은 종류의 재화를 사용하나요?

종종 서양에서 디아블로 이모탈 같은 게임을 처음 접해 스무가지가 넘는 재화가 등장하는 구조를 보고 소위 ‘독성 게임’이라며 열을 올리는 영상을 보며 동양에서 게임의 성장 구조와 경제 구조 설계가 어떤 식으로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의미 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합니다. 아니 선생님들은 그럼 MMO 게임이 겪는 온갖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영상을 만드는 분들은 주로 게임을 만드는 분들은 아닌 것 같아 물어볼 수는 없었습니다.

여튼 현대 게임에 여러 종류의 재화를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게임에 이렇게나 많은 재화가 필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게임 경제 어느 한 곳에 발생한 문제가 다른 곳으로 전파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치 큰 배가 더 작은 여러 구획으로 구분되어 있고 각 구획 사이를 필요에 따라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과 비슷합니다. [계속]

동물의 숲과 디아블로의 성장 표현 방법

몇 달 전에 ‘왜 숫자를 많이 보여줄까요?’에서 게임에 웬 숫자가 그리 많이 등장하는지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게임에 숫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성장을 선형성장, 계단형성장, 그리고 비효율성장으로 구분할 때 선형성장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게임 후반부에 가서는 비효율성장 구간의 변별력을 만들고 리를 고객들에게 납득 시키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분명 어떤 게임은 숫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도 훌륭하게 성장을 체감 시키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동물의 숲은 숫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충분한 성장 체감을 주는 반면 흔히 볼 수 있는 수집형 장르나 모바일 롤플레잉 장르는 왜 그렇지 않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가령 동물의 숲은 숫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성장을 표현할 수 있는 반면 디아블로는 그렇지 않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서로 성장을 표현하고 이를 체감하는 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동물의 숲에서 유저가 조작하는 플레이어는 귀여운 사람 한 명이지만 이 플레이어의 성장은 플레이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거의 유일하게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숫자는 돈 뿐인데 그나마 돈은 그 자체만으로는 성장 체감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계속]

수평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사례

비슷한 이야기를 연속으로 여러 번 하게 될 거라 NPC가 지나가면 닫히는 문 사례레버를 돌리면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사례에 이어 연달아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기왕 이런 이야기를 하는 김에 한번에 쭉 이야기 해 두면 좋겠다 싶어 마저 이야기해 봅니다.

이번에는 수평 방향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사례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레버를 돌리면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사례와 비슷합니다. 엘리베이터가 근본적으로 레벨디자인 상 고저차가 있는 지형의 두 장소를 이동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제부터 설명할 수평 방향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역시 같은 메커닉입니다. 근본적으로 따지면 과 똑같은 메커닉이기도 하고요. [계속]

레버를 돌리면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사례

이전에 NPC가 지나가면 닫히는 문 사례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번에 그래픽에 타협해도 개발기간은 줄어들지 않아요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주제를 생각하며 게임을 하다 보니 게임을 구성하는 자잘한 메커닉들이 실제로는 제법 복잡하게 만들어졌음을 설명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레버를 움직이면 작동하는 엘리베이터는 레벨 상에서 고저차가 큰 지역을 오갈 수 있게 해 주는데 이 장치 역시 과거의 훨씬 단순한 형태에서 현재의 형태까지 발전해 왔습니다. 시스템디자인 입장에서 뜯어보면 근본적으로 이전에 이야기한 문 문제와 거의 같지만 엘리베이터에는 또 엘리베이터 특유의 문제가 있어 소개합니다. [계속]

NPC가 지나가면 닫히는 문 사례

바로 이전에 그래픽에 타협해도 개발기간은 줄어들지 않아요를 쓰면서 ‘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김에 최근 플레이한 갓오브워에서 본 문 문제 사례를 설명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전에 문 문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 이 영상을 보면 됩니다. 겉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실제로 만들려고 보면 항상 빡치게 만드는 문제로 게임 개발자들이 이런 문제로 고통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웃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갓오브워는 방과 방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레벨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널직이 트여 있어 오픈월드처럼 보이는 공간도 실은 그냥 커다란 방입니다. 커다란 방이나 방을 구성하는 당어리를 인식하는 방법은 천재 수학자들이 만들어 낸 미로를 탈출하는 방법들 영상이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방과 방 사이를 구분하는 방법은 문을 통과하는 것입니다. 좌우로 밀어 여는 문과 쓰러진 기둥을 등으로 받쳐 길을 낸 다음 지나가는 것이 있는데 이들은 달라 보이지만 레벨디자인 관점에서는 모양이 다른 문입니다. [계속]

그래픽에 타협해도 개발기간은 줄어들지 않아요.

현대 게임의 많은 부분을 그래픽이 차지하고 있어 여러 문제가 일어나고 있어 그래픽을 타협하고 대신 게임디자인 품질에 투자하면 어떻겠느냐는 영상을 소개하는 트윗을 봤습니다. 게임 개발에 시간이 많이 걸려 한 스튜디오가 콘솔 한 세대 당 게임을 하나 또는 아예 출시하지 못하는 상황을 문제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 출시된 프랜차이즈 시리즈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같은 시리즈의 다음 게임 출시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아예 시리즈 자체에 대한 관심이 끊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스튜디오 입장에서도 콘솔 한 세대에 게임을 하나만 출시 가능하다면 과거의 콘솔의 가능성을 끌어낸 게임이 나올 가능성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들은 항상 같은 세대 콘솔의 첫 게임을 만들고 있게 될 겁니다. [계속]

스캔된 몬스터가 죽으면 숏컷 번호를 변경해야 할까?

지난번 트위터를 통해 공유스캔 기능이 더 유효한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읽다가 스캔 목록에 대한 질문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스캔은 캐릭터 주변에서 지정한 종류의 대상을 가까운 순서, 중요한 임의의 순서 등으로 정렬해 버튼으로 만들어 주는 기능입니다. 자동전투 게임에서 자동전투를 끄지 않고 일시적으로 상황에 개입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 때 직접 버추얼 패드를 조작할 수도 있지만 스캔된 대상 목록에서 적당한 대상을 터치하면 이 대상에 맞는 공격이나 상호작용 같은 행동을 수행하게 할 수 있습니다. 버추얼 패드를 사용하는 것 보다 훨씬 편리하고 정확하게 대상을 지정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계속]

데스스트랜딩 설정의 우아함에 대해서

한번은 서바이벌 장르 게임을 개발하는데 잠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프로젝트가 터지던 날 이후 같은 회사 안에서 재 배치 받은 팀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팀에서는 그리 오래 있지 않아 따로 이력에 남기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이 팀에서 고민한 주제들은 지금 생각해봐도 흥미로워서 가끔 떠올려 보곤 하는데 결정적인 이유는 도무지 적당한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 역시 중단되었는데 과연 이 때 고민하던 주제는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였을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그래서 이 고민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게임 데스스트랜딩 설정의 대단함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계속]

과거 게임 경험과 현재 게임 경험의 차이

어느 날 타임라인을 훑다가 오래된 게임 경험을 추억 하는 글을 봤습니다. 게임으로부터 마치 그 세계에서 내가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죽음과 세금은 로드 브리티시가 해결해 주지만 그 이외의 모든 것을 내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세계였습니다. 마을 밖에 나가는 순간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위협적으로 변해 세계 속에서 내가 차지한 위치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나를 세계의 영웅으로 칭송하지 않았습니다.

마을과 마을 사이를 오랜 시간을 들여 직접 걸어가며 날이 저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불을 피워 주변만 간신히 밝힌 채로 야영하고 밤길에 등불을 든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는 감정을 느끼던 세계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 불빛이 과연 사람인지 아니면 나를 위협하는 다른 누군가인지 확실하지 않아 어둠 속의 상대에게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UO를 플레이 하며 느낀 여러 경험과 감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경험을 했던 사람들은 여러 감정을 현대에 다시 추억하는 것은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추억은 분명 지금보다 더 즐겁고 따뜻하고 애틋하며 그리운 그 뭔가가 있었습니다. [계속]

빨간점을 따라갈 때 메뉴를 어디까지 열어줄까요

빨간점을 사용할 때 하는 고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빨간점은 어디에 사용해야 할까. 실제 유저가 수행해야 하는 행동이 있거나 받을 보상이 있을 때 빨간점을 통해 안내하거나, 유저가 특정 인터페이스에 단순히 도달하기를 원할 때 빨간점을 통해 안내하거나 중 한 가지 정책을 결정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빨간점을 통해 얼마나, 어디까지 안내해야 할지 입니다. 최종 인터페이스까지 안내해줄지 아니면 거기까지 가는 경로만 안내해줄지, 또 최종 인터페이스에 도달하는 경로 중 조작을 단축할 여지가 있다면 단축할지 말 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계속]

빨간점은 어디에 사용해야 할까

빨간점. 남들은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는 빨간점 또는 레드닷이라고 불렀습니다. 게임 시스템 어딘가에 유저의 조작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조작해야 할 인터페이스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메인 HUD로부터 출발해 인터페이스 깊숙한 곳에 도달하는 경로 상의 모든 인터페이스를 안내할 수 있습니다. 화면 전체를 가린 채 인터페이스를 안내하는 전통적인 튜토리얼에 비해 유연하게 적용하고 또 유연하게 안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계속]

전체 목록

  • No labels